화재원인 조사 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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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접속 불량에 의한 화재사례 및 예방대책

도승용 (방재시험연구원 화재조사센터)

1. 머리말

전선(electric wire, 電線)이란 전기의 통로가 되는 도전선을 일컫는다. 즉,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전류가 흐르도록 도체(導體)로 이루어진 선을 전선이라고 한다.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류를 흐르도록 하는 통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선의 사용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어디든지 전기가 사용되지 않는 장소가 없는 현대사회에서 전선은 가히 현대문명의 혈관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전선을 서로 연결하는 것을 접속이라고 한다.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전선을 작업하거나 공사하는데 있어서 전선 접속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전선의 접속이 확실하지 않아 불량하게 될 경우 접속부위의 접촉단면적이 감소하게 되며, 이에 따라 발생되는 과열로 인해 전기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상시 도사리고 있다. 이렇게 접속이 완전하지 않는 경우를 접촉불량(Poor connection)이라고 정의한다. 특히, 기기 특성상 이사 전 전선을 잘라 옮긴 후 다시 설치할 때 전선을 재접속시켜야 하는 에어컨의 경우 전선의 접촉불량으로 인한 화재가 왕왕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전선의 접촉불량이 어떻게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화재사례를 통해 그 위험성을 확인하고 화재 방지를 위한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전선 접속 불량으로 인한 화재위험성

가. 전선의 종류

전선에는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지만 전기배선용으로 사용되는 전선은 크게 절연전선, 케이블, 코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절연전선(insulated wire , 絶緣電線)이란 [그림1]과 [그림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도체를 절연물로 피복하여 전선에 흐르는 전기가 외부로 흐르지 않게 한 전선을 일컫는다. 저압 가공 배전선로, 저압 가공 인입선, 600V 이하의 옥내배선, 고압 가공 전선로, 고압 가공선에서 주상 변압기의 1차 측에 이르는 고압 가공 인하선 등으로 사용된다.

[그림 1] 절연전선의 단면도

[그림 2] 절연전선의 측면도

케이블(cable)이란 [그림3] 및 [그림4]에서 보듯이 여러 절연전선을 묶어 한 가닥으로 모아 만든 선을 말한다. 케이블은 절연전선에 절연물이 덮여 있으며, 다시 그 위로 두꺼운 시스(sheath)가 덮여있어야 한다. 실내공간은 물론 실외공간에서 전선관 없이 전선이 지나가야 하는 경우, 특별한 장소에서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그림 3] 절연전선의 단면도

[그림 4] 절연전선의 측면도

코드(code)는 소형 전기기계·기구에 설치되어 해당 기기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해 주는 전선을 말한다. [그림5]에서처럼 플러그(plug)에 콘센트(concentric plug)와 접속시킬 수 있는 플러그 칼날이 설치되어 있으며, 코드를 당기거나 구부릴 때 내부 전선이 단선되거나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스트레인 릴리프(strain relief) 및 플러그를 통해 공급된 전기를 소형 전기기계·기구로 전달하는 통로로 사용되는 절연전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3] 코드의 측면도

나. 전선의 접속

전기배선용으로 사용되는 전선끼리 접속하는 경우 직접 접속할 수도 있고 접속기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기준은 <표1>과 같다.

<표 1> 전선의 접속기준

직접 접속이 불가능,접속기구를 사용하는 경우 - 케이블 + 케이블
- 코드 + 케이블
- 코드 + 코드
직접 접속이 가능, 접속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 절연전선 + 절연전선
- 절연전선 + 코드
- 절연전선 + 케이블

<표 2> 전기저항의 공식

전기에서의 저항은 장치 또는 재료가 전류의 흐름에 대하여 나타내는 저지효과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해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전자(電子)가 장치 또는 재료를 지나가는 것을 방해하는 현상인 것이다. 접촉단면적이 작아졌다는 것은 기존에 흐르던 도선보다 얇은 도선으로 흐르게 됐다는 의미이며, 단위 접촉면적당 지나가야 하는 전자(電子)의 수가 많아진 것이다. 두 개의 도로가 하나의 도로로 합쳐짐에 따라 합쳐진 도로로 지나가야 하는 차가 많아진 현상과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접촉저항이 증가하게 되면, 발생되는 열은 더 많아지게 된다. 단위 접촉면적당 지나가야 하는 전자의 수가 늘어나게 됨에 따라 전자간 또는 전자와 도선간의 간격이 좁아져 충돌이나 미찰 등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며, 충돌이나 마찰로 인하여 더 많은 양의 열이 수반되게 되는 것이다. 합쳐진 도로로 지나가야 하는 차가 많아짐에 따라 차간 또는 차와 지형물간의 간격이 좁아지게 되며 그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표3>의 식을 통해서도 전기저항이 커짐에 따라 발생되는 열이 많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표 3> 줄의 법칙

더욱이 전선에서 주로 도체로 사용되는 구리의 경우 열을 많이 받게 되면 열로 인해 구리가 화학적 변화를 하면서 아산화동(亞酸化銅, cuprous oxide, Cu2O)이 생기게 된다. 구리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전기저항이 증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아산화동의 경우 온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전기저항이 감소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류는 전기저항이 낮은 곳으로 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아산화동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부분에 전류가 집중적으로 흐르게 된다. 그러면 이번에는 <표3>에서 알 수 있듯이 흐르는 전류가 커지게 됨에 따라 열이 더 많이 발생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이렇게 발생되는 열로 인하여 전선피복 등의 인화점에 도달하게 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선의 접촉불량은 전기화재 분류 시 화재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 화재사례

가. 일반사항

- 소재지: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공장
- 화재일시: 2024년 1월 26일(금) 12시 29분경
- 인명피해: 없음

나. 화재경위

본 화재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플라스틱 사출공장(이하 ‘공장’이라 칭함)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공장에는 신제품이 아닌 중고로 구매된 총 4대의 사출기(이하 ‘사출기①~④’라 칭함)가 설치되어 운영 중이었다. 사출기①~④가 공장 좌측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사출기①이 가장 심하게 연소된 상태였다(사진1 참조).

<사진 1> 공장 좌측의 연소상황

다. 화재원인

사출기①의 가열 실린더에는 밴드히터 7개(이하 ‘밴드히터①~⑦’이라 칭함)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가열 실린더에서 밴드히터① 부분 및 그 주변이 가장 심하게 연소된 것으로 보인다(사진2~3 참조).

<사진 2> 사출기① 전면의 연소상황

<사진 3> 사출기①에 설치된 가열 실린더 및 그 주변의 연소상황(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

사출기①에 설치된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에서 아크흔이 보이는 상태이며, 다른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는 전원선을 꼬아 접속되어져 있었다. 전원선이 직접 꼬아 접속될 경우 접촉단면적이 장력, 자중 및 미세진동 등에 의해 접속이 헐거워 접촉단면적의 감소로 인해 접촉불량이 발생되며, 이 때 생성된 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될 수 있다. 상기 아크흔은 바로 접촉불량에 의해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사진4~7 참조).

<사진 4> (사진3)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

<사진 5> (사진4)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아크흔)

<사진 6> (사진4)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사진 7> (사진4)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또한, 사출기②~④에 설치된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 또한 전원선을 꼬아 접속되어져 있는 상황이 확인되었다. 공장 내 설치된 사출기의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는 보수 등 필요에 의해 전선을 접속시키는 과정에서 직접 꼬아 접속된 상태로 보인다(사진8~15 참조).

<사진 8> 사출기②에 설치된 가열 실린더 및 그 주변의 연소상황(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

<사진 9> (사진8)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

<사진 10> (사진9)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사진 11> (사진9)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사진 12> 사출기③에 설치된 가열 실린더 및 그 주변의 연소상황(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

<사진 13> (사진12)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사진 14> 사출기③에 설치된 가열 실린더 및 그 주변의 연소상황(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

<사진 15> (사진16)의 ㅁ표지부분, 밴드히터 전원선 일부의 연소상황(O표지부분, 직접 꼬아 접속된 전원선)

4. 맺음말

무엇을 하든 대부분의 동력을 전기로 사용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류를 통하게 하는 통로인 전선은 없어서는 안되고 없지도 않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한 전선을 아무런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한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전선을 완전히 접속함으로써 접촉불량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접촉불량의 경우 접촉저항의 증가로 인하여 발생된 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설비로 설치하는 과전류 차단기나 누전 차단기로는 사전에 화재 위험을 차단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조심하여야 하며, 전선에 대한 접속작업 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① 되도록 전선끼리의 접속을 줄임으로써, 전선의 접속부위를 최대한 줄일 것
② 전선의 강도를 20% 이상 감소시키지 아니할 것(강도를 80% 이상 유지)
③ 전선을 접속할 경우 되도록 와이어 커넥터, 슬리브 등 접속기구를 사용하거나 납땜을 할 것
④ 되도록 장력, 미세진동 등 외부 변수가 미치지 않은 장소에서 전선을 직접 접속 할 것
⑤ 접속점에 전기저항을 증가시키지 않도록 할 것
⑥ 접속부분은 절연전선의 절연물과 동등 이상의 절연효력이 있는 것으로 충분히 피복할 것

[ 참고문헌 ]

- 김동희 외 6인, “전기용어사전”, 일진사
- 유원근 외 3인, “신편 전기설비설계”, 북스힐
- 조성현, “알기 쉬운 전기공학개론”, 동화기술
- 김명진, “김기사의 e-쉬운 전기”, 성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