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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일체형 태양광패널 화재위험성 비교 실험에 관한 연구

박서원 (방재시험연구원 R&D전략팀)

1. 서론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태양광발전(PV,Photovoltaic)의 설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Renewables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은 약 685GW에 달하며, 이 중 태양광이 전체 증가분의 약 80%를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건축물 외피와 일체화하여 발전 기능을 수행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 Integrated Photovoltaic)은 발전설비를 넘어 건축자재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ro Energy Building, ZEB) 확대를 위해 BIPV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신축 건물의 에너지 자립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프랑스·중국·스위스 등은 일반 태양광 대비 최대 2배 수준의 FIT(Feed-in Tariff)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BIPV에 특화된 인센티브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수평면(지붕·옥상) 중심이던 기존 설치방식에서 수직면(창호·외벽)으로의 전환을 유도하여, 제로에너지건축 확대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 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를 시행하여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통해 BIPV 설비에 REC 가중치 부여, 공공건물 설치 의무화, 보정계수 우대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공공건물뿐만 아니라 공동주택, 상업시설 등에서도 외장재를 대체하는 형태의 BIPV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요 국의 BIPV 관련 진흥 정책

[출처]
건물일체형 태양광 (BIPV) 산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보고서(2022)

이러한 정부의 확산 정책과 달리, BIPV의 화재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BIPV는 봉지재(EVA), 백시트(PET), 실리콘 접착제 등 다양한 가연성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화재 시 화염의 전파, 적하(dripping), 연돌효과에 의한 화염 확산 등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BIPV는 건축물 외벽이나 지붕의 일부의 기능을 갖고있기 때문에, 패널의 설치 형태와 구조에 따라 상부로의 화재 전파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태양광 발전 효율과 단열성능을 높이기 위해 후면에 공기층 또는 단열재가 함께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고온가스가 뒷면 공간을 따라 상승하는 연돌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수직 방향의 화염 확산 위험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BIPV 패널의 구조적 차이(Glass to Backsheet(이하 GtoB), Glass to Glass(이하 GtoG), Glass to Steel(이하 GtoS)에 따른 화재위험성을 실험적으로 비교하였다.

BIPV 설치 유형과 분류 기준

[출처]
건물일체형 태양광 (BIPV) 산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보고서(2022)

2. 관련 연구 및 제도 동향

2.1 해외 BIPV 화재안전성 평가 방법

BIPV는 태양광 패널이 단순 발전설비가 아니라 건축물의 외장재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건물 부착형(BAPV)과 구분된다. 이 경우 패널은 외장재·마감재와 동일한 위치에 설치되므로,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패널 자체의 가연성뿐 아니라 공기층 형성, 수직 배치, 배면 단열재 유무 등 건축적 조건에 따라 연소 확산 특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는 BIPV에 대해 일반 태양광 패널과 다른 별도의 화재안전 평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IEC 61730-1, 2의 내화시험을 기본 적용하지만, 설치 위치에 따라 각각 국가의 건축 자재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림 1] BIPV 화재안전성 평가 국제 현황(출처 : 2024 BIPV WORLD FORUM 자료)

2.2 국내 BIPV 화재안전성 평가 방법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BIPV만을 평가하는 화재 안전성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KS C 8577 및 KS C IEC 61730-2로는 수직 외장재인 건물 외장 패널의 화재위험성을 평가하는데 적절치 않으며, 이러한 평가방법은 국내외에서도 개발되어 있지 않는 실정이다. BIPV가 설치되는 위치와 기능에 따라 건축법 및 관련 하위기준을 적용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외벽 마감재에 대해 불연재 또는 준불연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실제 BIPV가 설치되는 환경을 모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편을 제작을 위해 시험체 파손시켜야 하는 등 시험의 한계점이 존재한다.

2.3 BIPV 화재시험방법 국제표준 제정

BIPV는 단순 전기 설비로 분류되는 기존의 건물 부착형 태양광(BAPV, Building Attached Photovoltaic)과 달리, 건축물의 외장재 기능을 겸하는 '건축 자재'로서의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모듈 단위의 내화 성능에 집중된 기존 BAPV 평가 기준만으로는 건축물 외벽을 통한 수직 화염 확산과 같은 실물 규모의 화재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외장재로서의 BIPV는 수직방향성 및 외장시스템내 공기층으로 인한 화염전파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적인 화재평가방법이 아직 국제적으로 정립되어 있지 않아, 국제표준화기구 ISO TC92(화재안전전문위원회)에서는 2020년부터 BIPV시스템의 시공특이성을 반영한 화재시험방법의 국제표준 제정을 주요 과제로 다루기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왔다. 우리 연구원의 박계원 박사가 단장을 맡고 있는 ISO TC92 SC1 WG7(실규모 화재시험 기술위원회)에서는 2020년 10월 글로벌 회의에서 수직 외장재로 적용되는 BIPV의 화염 확산 특성을 평가할 새로운 시험방법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한국의 방재시험연구원(FILK)과 미국의 FM Global이 중심이 되어 국제 공동연구가 추진되었고, 2020년 12월에는 주요 8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연구기관 콘소시엄이 구성되며 신규 표준 개발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2021년에는 방재시험연구원과 FM Global이 실물 외장 패널 화재시험 공동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예비문건(PWI)을 마련하였고, 같은 해 12월 ISO TC92 SC1에 신규안건(NP draft, 한국 제안)이 공식 제출되면서 국제표준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각국의 외장재 규정, 평가기준, 기술 수준 등을 수집하여 BIPV 화재시험 국제표준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다.

3. 실험방법

본 연구에서는 건물 외피에 적용되는 BIPV 패널의 구조에 따른 화재 거동을 비교하기 위해, 소규모 패널의 단품 시험과 실규모 실화재 시험 두단계로 수행하였다. 소규모 시험에서는 총 3종류(GtoB, GtoG, GtoS)의 패널 단품을 대상으로 기초 연소특성을 비교하였으며, 이후 실규모 시험에서는 실제 건물 외벽 조건에서 화염 전파 특성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GtoG와 GtoS 두 종류를 선정하여 화재확산 거동을 평가하였다.

3.1 시험체 구성

본 연구에서는 BIPV 패널의 구조적 차이가 화재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시중에서 주로 사용되는 세 가지 구조인 GtoB, GtoG, GtoS 패널을 시험체로 선정하였다.

각 구조는 전면은 강화 유리로 동일하나, 후면 재료(backsheet · glass · steel)의 차이로 인해 연소특성, 화염 전파 특성, 내열성, 연소거동 등이 달라진다. GtoB 패널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형적인 PV 구조로, 후면이 고분자 백시트(PET, Tedlar 등)로 되어 있어 경량·저가형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화재 시 후면 재료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열분해되어 가연성 가스 생성과 상부로 연소 확대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GtoG 패널은 전면과 후면이 모두 강화유리로 구성된 형태로, 채광성이 우수하고 내부 봉지재(EVA)가 두 유리 사이에 완전히 밀폐되어 있다. 화재 시 유리 파손, 내부 EVA의 용융에 의한 적하 발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GtoS 패널은 강화유리를 전면에 사용하고 후면을 불연성 금속재(steel)로 구성되어 열전도율이 높아 효율이 높아 최근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 형태이며, 화재에 비교적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1] BIPV 패널의 종류

구분 구조 특징
G to B 유리 – 봉지재 – 태양전지 – 봉지재 – 백시트 저렴한 가격, 가벼운 무게
G to G 유리 – 봉지재 – 태양전지 – 봉지재 – 유리 채광이 좋음, 무거운 무게
G to S 유리 – 봉지재 – 태양전지 – 봉지재 – 강판(Steel) 높은 효율, 불연성 백패널

[그림 2] 태양광 패널의 종류

3.2 소규모 화재시험

소규모 화재시험은 패널의 구조별 기초 연소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시험으로, GtoB, GtoG, GtoS 세 종류의 패널에 동일 조건의 화원을 인가하여 수행하였다. 시험체는 수직으로 설치하고 하단에 화원을 배치하여, 실제 건축물 외벽에서 하단부에 착화가 발생한 상황을 모사하여 수행하였다. 시험체 설치 개략도와 시험체 설치 모습은 아래와 같다. 시험에 사용된 화원은 (120 × 120 × 50) mm 크기의 금속 트레이에 n-헵탄 약 240 mL을 연소시켰다. 이때 발열량은 약 36 kW 수준이다. 시험은 약 10분간 수행하여 시험체 하부와 상부 온도의 변화를 열전대를 이용해 측정하고, 화재 확산 특성을 관찰하였다.

[그림 3] 시험개략도 및 시험체 설치 사진

3.3 실규모 화재시험

실규모 화재시험은 건물 외벽에 BIPV가 설치된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KS F ISO 13785-1(건축물 외장 구성재에 대한 연소성능 시험방법 - 제1부 : 중간 규모 시험)을 준용하여 수행하였다. 시험체는 실제 현장과 동일하게 시공하였으며, BIPV 패널을 수직으로 구성하여, 높이 2.4m, 후면 벽 너비 1.2m 및 측벽 폭 0.6m인 꺽인 코너 “L” 배열로 설치하였다. 시험 개략도와 시험체 설치 사진은 그림 4와 같다. 화원은 약 (300 × 300 × 200) mm 의 크기며, n-헵탄 5 L를 사용하였다. 이때 발열량은 약 300 kW(소파 1개 정도의 화재 규모) 수준이다. 시험은 약 20분간 수행하여 각 위치의 온도 변화와 화재 확산 특성을 관찰하였다.

[그림 4] 시험개략도 및 시험체 설치 사진

4. 시험결과

4.1 소규모 화재시험 결과

소규모 화재시험은 GtoB, GtoG, GtoS 세 가지 구조의 패널을 대상으로 동일한 열원을 인가하여 패널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의 기초 연소특성을 확인하였다. GtoB 패널에서는 후면 백시트가 열분해되며 상부로 화염이 빠르게 전파되었다. 가연성 후면재가 연소하면서, 화염이 뒤쪽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GtoG 패널은 표면의 유리는 연소되거나 파손되지 않았지만 내부 EVA 봉지재가 유리 사이에서 용융되었고, 이 용융물이 불꽃을 동반한 적하(dripping) 형태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화염은 주변 가연물에 2차 착화 또는 화재 전파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화재 위험성이 높은것으로 보여진다. GtoS 패널은 후면이 금속판으로 구성되어 있어 열에 대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험 중 연소 확산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시험 종료 후 하단부에서 일시적인 잔염이 관찰되는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화재 확산 억제 성능이 가장 높은 구조로 보여진다.

[그림 5] 소규모 화재 시험 장면

[그림 6] 소규모 화재 시험 온도 변화

4.2 실규모 화재시험 결과

실규모 화재시험은 GtoG와 GtoS 두 가지 구조의 패널을 실제 시공방법에 따라 시공하여 KS F ISO 13785-1의 시험방법을 준용하여 시험을 수행하였다. GtoG 패널에서는 내부 봉지재가 용융 및 연소하면서 상부 패널로 연소 확대가 관찰되었다. 화원의 연료가 다 소모된 상황에서도 화염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상부로 전파되었으며, 시험 중 바닥으로 불꽃이 적하되는 현상을 확인 할 수 있어 상부 패널 및 인접한 가연물로 화염 전이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일부 패널에서는 강화유리가 파손되어 바닥으로 낙하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GtoS 패널은 상부 패널로 화염이 전파되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유리 파손 및 적하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강판 후면재가 열을 빠르게 분산시켜 내부 온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보여진다. 패널 하부에 소규모 잔염이 남긴 하였으나, 전체적인 화염 확산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림 7] GtoG 화재시험 결과

[그림 8] 실규모 화재 시험 온도 변화(GtoG)

[그림 9] GtoS 화재시험 결과

[그림 10] 실규모 화재 시험 온도 변화(GtoS)

5. 결과 및 고찰

본 연구는 BIPV 패널의 구조에 따른 화재거동을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 및 실규모 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결과, 후면재의 재질에 따라 화염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GtoB 구조는 후면 백시트가 열에 취약해 화염이 뒤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후면 가연재로 인해 상부로 화재가 전파될 가능성이 높음을 알수 있었다. GtoG 구조는 실규모 시험에서 화재 확산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봉지재(EVA)와 구조용 실리콘이 유리 사이와 유리 패널을 고정하고 있는 형태로 존재하여 화염에 의해 용융·적하가 발생했고, 화염이 상부 패널로 쉽게 전이되었다. 일부 패널에서는 강화유리 파손도 확인되었다. GtoS 구조는 후면 강판이 열을 빠르게 분산시키며 연소 확산을 억제해, 상부 전이·적하·유리 파손이 모두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BIPV의 화재안전성 평가는 단순한 재료 등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구조적 구성요소(후면재·봉지재·배면 공기층 등)를 포함한 시스템 단위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GtoG 구조는 외벽에서 화재 확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향후 BIPV 전용 화재평가기준 마련과 구조별 안전성 검토가 요구된다.

[그림 11] 시험체 측면